아일랜드 총리 전격 사퇴…"동거도 가족" 개헌 추진이 독됐다

입력 2024-03-21 11:02   수정 2024-03-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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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버래드커 아일랜드 총리(45)가 총선을 1년 가량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버래드커 총리는 이날 수도 더블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제 바통을 넘겨줄지 알고 용기를 내는 것은 리더십의 한 부분"이라며 "7년 간 당대표를 지낸 후 더 이상 제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버래드커 총리는 사임 이유에 개인적·정치적 이유가 하나씩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수 성향 집권여당인 피너게일을 이끄는 버래드커 총리는 새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일축했고 총선 출마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버래드커 총리의 깜짝 사퇴는 지난 9일 헌법 개정안 부결에 대한 정치적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한 의도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버래드커 행정부는 헌법상 가족의 정의를 '결혼의 기초한 관계'에서 '동거하는 부부와 그 자녀와 같은 지속가능한 관계'로 바꾸고, 돌봄의 범위를 '가정에서 어머니의 의무'에서 '가족 구성원이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지난 9일 국민 투표에 부쳤다. 전자는 67%, 후자는 74% 반대로 부결됐다.

피너게일 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오는 25일 새 대표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너게일은 다음 달 5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선출한다.

제1야당인 신페인은 즉각적인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피너게일은 너무 오랫동안 정부에 있었다"며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의원내각제인 아일랜드는 내년 3월까지 총선을 치러야 하며 이를 앞당겨 실시할 수 있다. 다만 미홀 마틴 부총리는 조기 총선이 치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출신의 버래드커 총리는 2007년 하원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교통관광체육부, 보건부, 사회보호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17년 아일랜드 사상 첫 공개 성소수자·인도계 및 최연소 총리가 됐다. 2020년 총선 때는 연립여당인 피어너팔의 대표인 마틴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넘겨줬고, 2022년부터 다시 총리직을 맡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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